홈플러스: 대규모 차입 인수와 엑시트 난항 사례
인수 가격 및 시점: MBK파트너스는 2015년 영국 테스코(Tesco)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약 7조2천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당시 아시아 사모펀드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바이아웃 거래로 주목받았으며, 인수자금 중 4조3천억 원을 인수금융(레버리지 론)으로 조달한 전형적인 LBO(차입매수) 구조였습니다. 이 거래에는 MBK 자체자본뿐 아니라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이 공동투자자로 참여하여 약 2조9천억 원 수준의 자기자본을 투입했습니다. 2015년은 국내 유통업이 전자상거래로 빠르게 재편되기 직전 시기로, 정부의 유통산업발전법 시행으로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등이 도입되어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성이 둔화되던 환경이었습니다. 이미 테스코도 2013~2014년 사이 홈플러스 매장의 일부를 세일-앤-리스백하여 일시적 이익을 내는 등 구조조정을 시도한 바 있었고, MBK는 이러한 규제와 시장변화 속에서 홈플러스를 인수하게 되었습니다.
인수 방법 및 금융 구조: MBK는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지주회사 격의 SPC를 활용한 지배구조 개편과 고도로 구조화된 금융기법을 동원했습니다. 총 인수대금 7.2조 원 중 약 4.3조 원은 은행 대출과 회사채 등 차입금으로 충당하였고, 나머지 약 2.9조 원을 MBK 펀드 자금과 공동투자자의 출자로 마련했습니다. MBK는 특히 세금 절감을 위한 공격적인 구조를 설계했는데, 인수과정에서 일반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취득세 감면을 노린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MBK는 별도의 SPC가 아닌 홈플러스의 기존 자회사 하나를 인수한 후 이를 지주회사로 전환함으로써 과점주주에 대한 간주취득세를 법적으로 회피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이 조세전략을 통해 약 720억 원에 달하는 취득세를 절감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러한 세제 혜택까지 활용하여 경쟁 입찰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인수가를 높일 여력을 만든 것입니다. 다만 이는 이전에 판례가 명확치 않은 편법에 가까운 방식이어서 추후 과세당국의 유권해석에 따라 세금 추징 위험도 수반한 결정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MBK는 고레버리지와 세제 활용을 극대화한 구조로 홈플러스를 손에 넣었으며, 인수 직후 홈플러스베이커리㈜(SPC격 회사) 아래에 사업회사들을 둔 지주-자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개편했습니다. 이 구조 하에서 향후 홈플러스가 자회사들로부터 받는 배당금에 대해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 규정을 적용, 과세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데, 이는 펀드 수익 극대화를 위한 세무 설계의 일환이었습니다.
밸류업 전략: 인수 후 MBK는 홈플러스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과 비용 효율화 중심의 전략을 펼쳤습니다. 가장 큰 조치는 보유 부동산 자산을 현금화하여 부채를 갚는 것이었습니다. MBK는 인수 직후부터 약 20여 개의 홈플러스 점포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세일-앤-리스백(S&LB) 형태로 처분하여, 그 대금으로 약 4조 원의 부채를 상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 매장은 매각 후에도 임차 형태로 영업을 지속했기 때문에, 부채는 줄었지만 향후 매장 임차료라는 고정비 부담이 새로 생기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MBK는 이렇게 채무를 줄여 이자비용 부담을 덜고자 했고, 동시에 남은 매장에 대해서는 영업효율 개선, 조직 슬림화 등 구조조정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온라인 사업 강화를 표방하며 e커머스 대응에 투자한다고 밝혔지만, 경쟁사 대비 적극적 투자나 혁신은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대신 2017~2018년에는 매장 수를 축소하고 인력 및 비용 절감을 통해 EBITDA 마진 개선을 꾀했으나, 전반적인 매출 정체와 경쟁 심화로 실적 향상은 제한적이었습니다. MBK는 2019년쯤부터 홈플러스의 일부 사업부 매각과 자산 유동화에 더 집중했는데, 그 일환으로 부동산 리츠(REITs) 상장을 추진합니다. 홈플러스 보유 부동산을 묶은 리츠를 증시에 상장하여 약 1조7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고자 했고, 이를 통해 일부 투자금 회수(부분 엑시트)와 추가 부채상환을 노렸습니다. 또한 기존 대형마트 외에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분리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며 사업 구조 개편을 시도했습니다. 이러한 밸류업 및 구조조정 전략은 EBITDA 증대보다는 부채 감소와 현금확보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실제로 MBK 인수 후 초기 몇 년간 홈플러스의 조정 EBITDA는 일시적으로 안정되었으나(매장 매각으로 임차료 비용 발생 전까지), 매출 감소세를 뒤집을 근본 대책은 부족했습니다. 결국 핵심 밸류업 활동은 자산매각과 비용 절감 위주였고, 이는 단기 재무개선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장기 성장성에는 기여하지 못한 채 오히려 기업 체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엑시트 어려움: MBK파트너스는 당초 5년 내외 시점에 홈플러스를 공개매각 또는 IPO를 통해 엑시트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유통업 침체와 투자매력 감소로 인해 매각 작업이 번번이 난항을 겪었습니다. 2019년 추진한 홈플러스 리츠 IPO는 수요 부족과 낮은 평가로 상장 철회되었습니다. 목표였던 1조7천억 원 공모금액을 투자자들이 외면한 것은, 투자자 관점에서 대형마트 부동산의 미래가치에 의문을 가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리츠 상장 실패는 MBK의 부분회수 전략에 차질을 빚은 첫 신호탄이었습니다. 이후 MBK는 2020~2021년경 홈플러스 기업가치 자체로 매각을 타진했으나, 마땅한 원매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시기에 대형마트 업황이 일시 개선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이커머스 성장 가속으로 오프라인 유통의 구조적 어려움이 더욱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2022년에는 사업부 분할매각을 통한 분리 엑시트를 모색했습니다. 예컨대 알짜 매장이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동네 마트형 SSM 체인) 등을 별도로 매각해 일부라도 현금을 회수하려 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평가갭 차이로 진전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2023년 들어 금리인상과 소비침체 여파로 유통 업종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떨어지자, MBK가 기대했던 매각가는 더욱 실현 불가능해졌습니다. 오히려 MBK는 추가 자금 투입이나 긴급 재무대책이 필요한 상황에 몰렸습니다. 2023년 5월 MBK는 메리츠금융으로부터 3년 만기 1조3천억 원 신규대출을 주선받아 긴급한 자금 수요를 메웠지만, 이는 결국 만기 연장 부담으로 돌아왔습니다. 2024년 초 홈플러스는 메리츠로부터 빌린 3천억 원과 다른 채권 5천억 원 등의 상환을 눈앞에 두고 있었고, 시장에서 자력으로 차환이 어려워지자 부도 위기가 고조되었습니다. 결국 MBK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선회합니다. 2025년 3월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현재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10년 차 엑시트의 실패로 MBK는 투자금 회수는커녕 지배권 유지도 불투명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요컨대 홈플러스 사례에서 MBK는 시장의 구조변화와 과도한 부채부담이라는 이중고 속에 예정된 엑시트 창구들을 모두 놓치고 말았습니다.
실패 원인 분석: 홈플러스 투자 실패의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습니다:
- 과도한 레버리지: EBITDA 대비 지나치게 큰 부채로 인수하여 이자비용 부담과 재무 유연성 상실을 초래했습니다. 인수 당시 홈플러스의 EV/EBITDA 멀티플은 약 9배 수준으로 추산되는데(2014년 기준 EBITDA 약 7,000억 원 대비 EV 7.2조 원), 이후 EBITDA가 감소하고 부채는 한때 5조 원 이상까지 증가하면서 사실상 부채/EBITDA 배율이 20배를 넘는 위험천황에 이르렀습니다. 레버리지 탓에 필요한 설비투자나 혁신 투자에 제약이 있었고, 코로나 등 외부충격 시에도 완충재 없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 시장 환경 악화: 인수 후 한국 유통시장 판도가 빠르게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전통 대형마트 포맷으로서 이마트, 롯데마트와의 경쟁뿐 아니라 쿠팡 등 e커머스의 부상에 직면했지만, MBK 하에서 충분한 디지털 전환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규제 측면에서도 의무휴업 등으로 오프라인 매출 부진이 지속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매출 성장 정체 및 고객 이탈로 영업실적이 악화되어 EBITDA 자체가 줄어드는 바람에 기업가치가 하락했습니다.
- 단기 재무개선에 집중한 운영: MBK는 부채 상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점포 매각과 비용 절감 위주로 운영 전략을 가져갔습니다. 그 결과 초기에는 부채비율이 개선되고 이익률이 방어되는 듯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량 자산을 처분한 탓에 임차료 부담 증가와 성장동력 상실이 초래되었습니다. 핵심 점포들을 매각하면서 현금흐름은 일시 개선됐어도, 남은 사업의 경쟁력은 떨어져 “조금씩 쇠퇴하는”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 엑시트 타이밍 상실: 인수 45년 차인 20192020년에 적절히 지분매각이나 IPO를 통해 탈출해야 했으나, 그 시기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아 무리하게 시도한 리츠 상장이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코로나 시기 비교적 선방했을 때 부분매각 등을 추진했어야 했지만, 펀드 만기가 임박하지 않은 데다 높은 가격을 고수하며 결정적인 매각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엑시트 창이 완전히 닫힌 후에야 회생을 택하게 되면서 투자 손실이 확정되는 수순이 되었습니다.
재무적 손실 규모 및 투자자 영향: 현재 진행 중인 회생절차에서 MBK파트너스는 출자자 지분 상당 부분을 상실할 위기에 놓였습니다. MBK 컨소시엄이 투입한 자기자본 약 2.9조 원은 홈플러스의 기업가치 하락으로 사실상 거의 상각된 것으로 보입니다. 예컨대 공동투자자였던 CPPIB는 2015년 홈플러스 지분 20% 취득에 미화 **5억3400만 달러(약 6천억 원)**를 투자했는데, 현재 이 지분 가치는 거의 0에 수렴하여 막대한 손실이 예상됩니다. 홈플러스는 2021년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해 영업손실 1,571억 원(2022년 1~3분기 누적)에 달했고, 2022년 11월 말 기준 순차입금 5조3,120억 원, 부채비율 **1408.6%**로 지속기업으로서 부정적 의견을 받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악화되었습니다. MBK는 인수 이후 10년 가까이 배당 등의 현금유입 없이 운영되었고, 오히려 2023년 긴급 자금지원(메리츠로부터 차입)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 상태입니다. 일부에서는 MBK가 그간 홈플러스에서 자문수수료나 이자 등을 통해 최소한의 운용보수를 챙겼겠지만, 이는 투자 손실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요컨대 홈플러스 투자로 인해 MBK 펀드 자체의 수익률(IRR)은 크게 훼손되었으며, 특히 이 거래에 참여한 MBK 3호 펀드 투자자들은 원금의 상당 부분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정량적으로 보면, MBK의 홈플러스 인수는 초기 기대와 달리 EV/EBITDA 멀티플 상승이 아닌 하락(실제는 EBITDA 감소와 부채 유지로 가치가 급락)으로 귀결되었고, MBK는 부채상환을 위해 배당보다 자산매각에 의존했음에도 최종 손실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기업회생 과정에서 MBK는 채권단과 부채재조정 협상을 통해 일부 지분을 유지하거나 새로운 금융주주를 맞이할 가능성도 있으나, 어떠한 시나리오에서도 2015년 인수 당시의 투자금 회수는 요원해 보입니다.
두산공작기계: 운영 개선을 통한 성공적 엑시트 사례
인수 배경 및 가격: 홈플러스 인수와 비슷한 시기인 2016년, MBK파트너스는 두산공작기계(당시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사업부)를 인수했습니다. 매각가 1조1,300억 원에 두산인프라코어로부터 해당 사업부를 분사 인수한 것으로, 두산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알짜 사업을 매각한 사례였습니다. 이 거래에서도 MBK는 일부 인수금융을 활용했지만, 홈플러스만큼 레버리지가 크지는 않았습니다 (인수가 자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대상 회사의 현금창출력이 건실했기 때문입니다). 두산공작기계는 인수 직전 연 매출 약 1조2천억 원, 영업이익률 10% 수준(영업이익 1천200억 원 내외)의 견실한 제조업체였고, 세계 공작기계 시장 점유율 5~6위의 업계 선도기업이었습니다. MBK는 이 회사를 인수하며 전략적 성장 지원을 약속했고, 기존 경영진과 함께 ‘New Start 40’이라는 40년 장기 비전을 선포하는 등 공격적인 글로벌 확장 전략을 추진했습니다.
밸류업 및 운영 전략: MBK는 두산공작기계 인수 후 기술개발 투자와 영업망 강화를 지원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했습니다. 공작기계 분야에서 세계 Top3에 진입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MBK는 신규 설비 투자와 R&D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글로벌 딜러망 강화 및 애프터서비스 개선 등 질적 향상에 힘썼습니다. 그 결과 인수 이후 3년 간 두산공작기계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습니다. 매출이 거의 두 배로 성장하고, 영업이익(또는 EBITDA)이 5배 이상 급증하는 호실적을 거둔 것입니다. 인수 첫해인 2016년과 비교해 2018년에는 중국 시장 등의 호황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되었고, MBK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19년부터 매각 작업을 준비했습니다. 다만 2018년 말부터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중국 수요가 일시 둔화되자, 매각 시점을 약간 늦추어 기업가치 극대화를 도모했습니다. MBK는 이 기간 동안 특별배당 등 현금 유출 없이 이익잉여금 재투자를 통해 회사의 내재가치를 키우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그 결과 두산공작기계의 EBITDA 마진은 최근 5년간 평균 12.4% 수준으로 높아졌고, 견실한 현금흐름이 지속되는 우량 기업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엑시트 및 성과: 2021년 8월, MBK파트너스는 두산공작기계를 2조4천억 원의 기업가치(지분 100%)로 DTR오토모티브에 매각하며 성공적으로 엑시트했습니다. 불과 5년 만에 매각가격을 인수가의 두 배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홈플러스와 달리 높은 투자수익을 실현한 사례입니다. 인수 당시와 매각 시점을 비교하면, EV/EBITDA 배수는 약 9~10배 수준에서 8배 수준으로 오히려 낮아졌지만, 이는 EBITDA 규모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기업가치도 상승했지만 이익증가폭이 더 컸음). 실제로 두산공작기계의 2016년 EBITDA가 추정 1천억 원대에서 2019년에는 3천억 원 수준까지 증가하여, MBK는 멀티플 확장 없이도 높은 차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성과 요인은 배당 등의 내부회수 없이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은 운영입니다. MBK는 두산공작기계 보유 기간 동안 별도 대규모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대신 2021년 매각 직전까지 가치 상승을 극대화한 후 일시에 현금화했습니다. 그 덕분에 투자자(LP)들에게 높은 IRR을 안길 수 있었습니다. 정리하면, 두산공작기계 사례는 PEF의 밸류업 성공담으로, △적절한 인수가격(인수 당시 EV/EBITDA 약 9배), △적극적인 성장전략으로 EBITDA 급성장, △안정적 산업환경, △최대한 빠른 엑시트 실행 등이 어우러져 MBK에게는 **약 2배의 원금배수(MOIC)**와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는 홈플러스와 대조적으로, 제조업 분야에서의 PEF 투자 성공 사례로 평가됩니다.
회계 및 제도 활용: 두산공작기계 거래에서는 홈플러스처럼 논란이 될 만한 조세회피나 회계기법 이슈는 크게 없었습니다. 인수구조도 비교적 단순하여 MBK가 세운 국내 SPC(케이엠케이홀딩스 등)를 통해 지분을 보유했고, 인수대금 중 일부를 은행권 차입으로 조달한 정도였습니다. MBK는 두산공작기계의 경영권을 쥔 동안 회계 투명성과 글로벌 스탠다드 경영을 강조하며 기업가치를 높였고, 이는 향후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할 때 신뢰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대성산업가스: 단기 차익 실현 사례
인수 가격 및 구조: MBK파트너스는 2017년 국내 2위 산업가스 제조업체인 대성산업가스를 약 1조8천억 원(미화 20억 달러 상당)에 인수했습니다. 이전 소유주였던 골드만삭스 및 대성그룹으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한 딜로, 인수 당시 대성산업가스가 안고 있던 약 7천억 원의 부채까지 고려하면 **기업가치(EV)**는 약 2조5천억 원 수준이었습니다. MBK는 이 거래를 위해 수천억 원 규모의 자기자본을 투입했고, 나머지는 인수금융 및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성산업가스 인수전에는 MBK 외에도 글로벌 PEF인 TPG, PAG 등이 참여하여 경쟁이 매우 치열했고, 산업재 투자의 안정성 때문에 높은 인수가를 불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실제로 입찰과정에서 전략적 투자자였던 산업가스 글로벌 업체들(예: Air Products, Linde)은 가격이 높다며 중도 포기했고, PEF들만 1조 원 이상 가격을 제시하는 양상이었습니다. 이는 안정적인 현금흐름 기업에 대한 PEF의 높은 레버리지 베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밸류업 및 운영: MBK가 대성산업가스를 보유한 기간은 비교적 짧았지만(약 2년 남짓), 그 사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몇 가지 조치를 취했습니다. 우선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향 특수가스 수요 증가에 대응해 시설 투자와 생산능력 확충을 지원했고, 주요 고객사(Samsung전자, SK하이닉스 등)와의 장기공급계약을 공고히 하여 안정적 매출 기반을 강화했습니다. 이 결과 2017년 인수 당시 연 매출 약 5,800억 원, 영업이익 약 540억 원 수준이던 실적이 2018년에는 매출 5,666억 원, 영업이익 938억 원으로 성장하여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7% 증가했습니다. EBITDA 관점에서도 2017년 대비 2018년에 상당한 증가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MBK는 이러한 실적 개선 추이를 근거로 단기간 내 매각 차익 실현을 노렸습니다. 산업가스 업황이 워낙 견조하고 캐시카우 사업이다 보니 별도의 구조조정이나 비용절감보다는 성장 스토리 부각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회계나 세무상의 특별한 이슈는 없었으며, MBK는 정상적인 범위 내에서 법인세 절감효과(차입금 이자비용 공제 등) 정도만 누렸습니다. 특히 대성산업가스는 인수 당시 부채비율이 464%로 다소 높았지만, 이는 안정적 현금흐름으로 감내 가능한 수준이었고 MBK는 운영기간 중 현금창출된 일부를 부채상환에 사용하여 재무건전성을 개선시켰습니다.
엑시트 및 수익 실현: 2019년 말, MBK파트너스는 대성산업가스를 호주계 맥쿼리PE에 매각하기로 합의합니다. 거래 규모는 약 2조5천억 원(지분 100%)으로, MBK의 인수가(1조8천억) 대비 약 40% 높은 가격이었습니다. 인수 후 불과 2년만에 빠르게 매각한 것으로, MBK로서는 짧은 기간에 상당한 차익을 실현한 셈입니다. 맥쿼리는 이 회사를 인수한 뒤 DIG에어가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인수 다음해 바로 1조5,300억 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을 단행해 투자금 회수를 용이하게 하는 등 인프라 자산으로 편입했습니다. MBK의 매각 당시 대성산업가스의 2018년 EBITDA를 추정하면 약 1,500억 원 안팎으로, 매각 EV/EBITDA 배수는 16~17배 수준으로 높았습니다. 이는 산업 특성상 안정성이 높아 인프라 펀드가 프리미엄을 지급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MBK가 인수한 시점의 EV/EBITDA는 20배를 넘었던 것으로 추산되지만, 이는 인수 직전 실적이 다소 저평가되어 있었고 이후 EBITDA가 증가함으로써 MBK 입장에선 멀티플 축소 효과를 본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MBK는 짧은 보유기간에도 불구하고 EBITDA 성장 + 멀티플 유지를 통해 성공적인 엑시트를 달성했습니다. 투자수익률 측면에서 보면 2년 만에 1.4배의 금액을 회수하여 연환산 IRR 20%대의 준수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됩니다.
성과 및 시사점: 대성산업가스 사례는 MBK파트너스가 전통 제조업/인프라 사업에 투자하여 비교적 안정적으로 수익을 실현한 실패 아닌 사례입니다. 홈플러스와 달리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었고, 사업 특성이 꾸준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분야라 엑시트에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또한 MBK는 인수 후 불필요한 지출이나 배당 없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했고, 적절한 시점에 전략적 투자자(인프라 펀드)에 매각하여 펀드 투자자들에게 손실 없는 회수를 안겨주었습니다. 회계나 세제 면에서도 논란이 될 부분 없이 정공법으로 딜을 마무리하였고, 이는 PEF의 교과서적 투자 사이클로 볼 수 있습니다.
결론: 실패와 성공을 가른 요인들
MBK파트너스의 여러 투자 사례를 종합해보면, 고레버리지 전략의 명암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홈플러스처럼 시장 트렌드가 악화되는 업종에 대해 과도한 차입을 안고 인수한 경우, EBITDA 감소와 부채 부담이 겹쳐 EV/EBITDA 멀티플이 악화되고 결국 엑시트 실패와 손실로 이어졌습니다. 반면 두산공작기계나 대성산업가스처럼 현금창출력이 양호한 사업에 투자하여 실질적인 EBITDA 성장을 이끌어낸 경우, 설령 멀티플 확장이 크지 않아도 투자금을 성공적으로 회수하거나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홈플러스 사례에서는 인수 후 EBITDA가 증가하지 못하고 오히려 적자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멀티플 축소와 부채 유지가 겹쳐 기업가치가 급감했습니다. MBK는 초기 인수가 대비 약 4조 원 이상의 자산을 매각하며 부채비율을 낮췄지만, 이는 미래 현금흐름을 갉아먹는 일이 되어 배당은커녕 영업손실을 메우기에도 부족한 처지가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금 상당 부분 손실과 함께 투자 실패 사례로 남았습니다. 반면 두산공작기계의 경우 MBK 인수 후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여 매각 시 인수가의 두 배 이상 가치를 인정받았고, 대성산업가스도 안정적 캐시플로우를 기반으로 단기간에 가치가 상승하여 매각 차익 실현이 가능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산업의 구조적 흐름과 PEF의 역할입니다. 홈플러스처럼 성숙 산업에서의 시장 감소 국면에서는 PEF의 단기적 밸류업만으로 한계가 있었고, 오히려 세제 혜택이나 재무기법에 의존한 투자 회수는 지속가능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두산공작기계 등에서는 PEF가 오너의 투자여력 부족을 보완하고 글로벌화 지원을 통해 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킴으로써, PEF와 기업 모두 윈윈이 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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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면, MBK파트너스의 투자 실패와 성공을 가르는 핵심 요인은 적정한 인수가격과 레버리지 수준, 산업 트렌드의 방향성, 인수 후 실제 EBITDA 향상 여부, 그리고 엑시트 타이밍으로 요약됩니다. 정량적으로 살펴본다면, 실패 사례에서는 매입 시점 대비 EBITDA가 감소하고 순차입금/EBITDA 배율이 치솟은 반면, 성공 사례에서는 EBITDA가 증가하고 레버리지 비율이 개선되어 매각 시 멀티플 감소에도 가치 상승을 이루었습니다. 또한 MBK가 투자 기업으로부터 어떠한 형태로 현금을 인출했는지도 영향을 미쳤는데, 홈플러스처럼 자산매각 대금을 부채상환에 투입하며 배당을 거의 받지 못한 케이스에서는 결국 남은 지분가치마저 잃었고, 두산공작기계처럼 배당 없이 가치증가에 올인한 케이스에서는 최종 지분 매각으로 큰 보상을 받았습니다.
MBK파트너스 사례 연구는 사모펀드의 높은 수익 추구가 항상 달성되는 것은 아니며, 거래 구조와 산업 선택에 따른 위험이 크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홈플러스의 실패는 과도한 차입과 산업변화 간 엇박자의 결과로, 향후 PEF들이 레버리지의 함정과 산업 변곡점을 더욱 신중히 고려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반면 다른 성공 사례들은 PEF의 적극적인 가치창출 노력이 기업 성장과 투자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정량적 지표 개선(EV/EBITDA 개선, 부채비율 관리 등)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