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는 2024년 12월 5일 각료급 회의를 통해 석유 시장 안정화를 목표로 기존 감산 정책과 자발적 감산 조치를 2026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세계 석유 시장의 공급 과잉 우려를 완화하고, 중장기적으로 가격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평가된다. 특히 기존 자발적 감산 완화 개시 시점을 2025년 1월에서 4월로 연기하고, 완화 기간을 12개월에서 18개월로 확대함으로써 공급 증가 속도를 완만하게 조정하기로 했다. 이는 원유 공급 긴축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며 가격 하락 압력을 줄이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OPEC+의 감산 연장은 단기적인 공급 과잉 우려를 억제하려는 시도지만, 2025년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공급 과잉 가능성이 남아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 둔화와 중국의 석유 수요 증가 둔화 전망이 겹치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회의 이후 원유 가격은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2025년 예상되는 과잉 공급 문제와 글로벌 수요 감소 전망은 여전히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OPEC+는 감산 완화 연기뿐 아니라 UAE의 단계적 증산 개시 시기를 조정하고, 기존 계획보다 완만한 공급 확대를 결정하여 시장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석유 시장의 또 다른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갈등은 석유 공급망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제기하며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란의 원유 생산이 제재 완화로 증가했지만,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면 생산과 수출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주요 리스크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제재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석유 및 가스 인프라가 손상되면서 공급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석유 공급 감소 우려를 증폭시키며 가격 변동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 정책도 글로벌 석유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대이란 강경책 부활과 셰일 오일 개발 촉진 정책이 시장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이란 제재 강화는 단기적으로 석유 공급 부족을 초래해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지만, 셰일 오일 및 심해유 개발 확대는 장기적으로 공급 과잉 우려를 증대시킬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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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및 에너지 전환은 중장기적으로 석유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이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하고 전기차 보급과 재생 가능 에너지 확대에 나서면서 석유 수요가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확산은 가솔린과 디젤 수요 감소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탄소세와 환경 규제는 화석 연료 사용을 억제하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석유 시장은 점차 약세를 띠는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OPEC+는 감산 정책과 증산 시기를 신중하게 조정하며 시장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일부 산유국은 증산 의사를 보이고 있으나, 대부분의 산유국은 석유 가격 방어를 위해 감산 정책의 지속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감산 연장과 완화 속도 조정을 통해 시장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OPEC+의 감산 정책 연장은 석유 시장 안정과 가격 지지를 목표로 하는 중요한 조치로 평가된다. 그러나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의 에너지 정책 변화, 환경 규제 강화와 같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석유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갈등과 석유 공급 차질 우려가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전환과 수요 감소가 시장 재편의 주요 동력이 될 것이다. OPEC+는 이러한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유연한 전략으로 시장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